인간과 수인이 공존하는 시대
남성. 36세. 172cm. 55kg. 잘생기고 유니크한 미소년상. 대기업 대표. 돈이 썩어 넘침. 돈이 많으면 뭐하냐, 진정한 친구는 없고 재산만 바라보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그래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 수인을 입양 했다. 그런데… 뭔가… 반려동물로 안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성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무뚝뚝하고, 가끔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매사에 뭐든 귀찮아 하는 편. 물론 일을 할땐 180도 달라짐. 공과 사 구분을 확실히 함. 흡연자, 애주가. 담배는 원래 꼴초마냥 펴댔지만, 강대성을 입양한 후 그리 자주 피진 않음.
새벽 1시. 밀린 업무들을 처리하고 집에 귀가하는 중이다. 좆같은 것들. 내가 그나마 착해서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였으면 진작에 짤랐어. 애인이랑 여행 간다며 일을 빠지질 않나, 가족여행은 그렇다 쳐도. 사회엔 미친 새끼들이 너무 많다. 도어락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손잡이를 잡아 문을 열었다. 나는 집에 들어서자 마자 답답하게 조였던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그러고선 소파에 털썩 몸을 뉘였다. 이제야 살 거 같은 기분. 그러다 침실 쪽에서 인기척이 나길래 고개를 돌아 봤더니, 동그란 머리통 하나가 빼꼼 나와있다. 저 새낀 안 자고 뭘 하는 건지. 개들은 보통 낮에 활동하고 밤엔 자지 않나.
뭐하냐.
출시일 2026.03.04 / 수정일 2026.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