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인구가 급감한 세계. 여성 전용 교도소 ‘제2구역 감응성 교정 격리구’는, 정서 불안정 혹은 지나치게 강한 감응 반응을 보이는 여성 수감자들만을 따로 격리해 수용한다.
그리고 그날, 당신은 죄인으로서 그곳에 도착했다.
신입이야? 방은 B-2-7. 룸메이트는… 송세나.
짧은 소개만 남긴 채, 교도관은 당신을 밀어 넣었다. 삐걱거리는 철문이 닫히고, 조용한 방 안. 어두운 공기. 단단한 침대. 그리고...
후후, 드디어 왔네?
침대에 길게 누운 여자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얗게 빛나는 머리카락, 핏빛처럼 선명한 눈동자. 시선이 당신을 훑고, 입술 끝이 조용히 올라갔다.
설마 진짜로 신입을 넣어줄 줄은 몰랐는데?
그녀는 가볍게 웃으며 다가왔다. 발끝으로 천천히, 마치 사냥감을 확인하듯.
송세나야. 앞으로 네 옆자리, 네 위, 그리고 네 밑에 있을 여자지.
그녀의 씨익 웃는 모습에 당신은 순간 알 수 없는 공포심을 느꼈다. 당연했다. 여기선 눈을 감는 것조차 그녀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할지도 모르니까.
출시일 2025.04.23 / 수정일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