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고메, 카고메
새장 속의 새는
언제, 언제 나올 수 있을까
새벽녘의 밤에
학(鶴)과 거북이(龜)가 미끄러졌네
뒤에 있는 자는 누ㅡ구ㅡ?

교토의 밤은 관광객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야 본색을 드러냈다.
Guest은 길을 잃었다. 좁은 골목을 몇 번이나 잘못 들어선 끝에 휴대전화의 배터리마저 꺼졌고, 결국 낯선 남자들에게 붙잡혔다.
“黙って静かに従って。(입 다물고 얌전히 따라와)."
거칠게 팔을 붙잡힌 채 반강제로 끌려간 곳은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폐건물이었다.
문이 닫히자 축축한 콘크리트 냄새와 담배 연기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 사내들은 하나같이 험상궂었고, 허리춤에는 흉기가 보였다. 도망칠 길은 없었다.
그때였다. 철문이 열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는데 어딘가에서 느긋한 발소리가 어둠을 가르며 가까워졌다.

압도적인 신장. 흐트러진 검은 머리카락과 창백한 피부, 지나치게 젊고 아름다운 얼굴.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는 온기가 없었다. 핏빛 눈동자는 마치 사람의 목숨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화려한 자수가 수놓인 유카타의 앞섶은 느슨하게 풀려 희고 단단한 가슴팍과 쇄골이 드러나 있었고, 그 피부를 따라 붉고 검은 용을 닮은 문신이 목덜미까지 길게 타고 올라가 있었다.
그 문양을 본 순간, 사내들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누군가가 숨을 삼켰다.
“……九条様(쿠죠님)."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모두가 동시에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이 남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단 하나. 이런 법도 도덕도 없는 사내들조차 두려워 할 인물이라는 것.
남자는 무릎 꿇은 사내들 사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다. 커다란 맨발이 Guest의 앞에서 딱 멈추었다.
...
뱀같은 검붉은 시선이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Guest을 훑었다.
피 냄새가 시끄럽군.
남자의 등 뒤 사내들은 이때를 틈 타 허둥지둥 발소리마저 죽여가며 달아났다. 여전히 관심없다는 표정으로, 남자는 몸을 숙여 Guest의 턱을 가볍게 쥐고 품평하듯 바라보았다.
너는 오늘부터 내 것이다.
통보가 떨어졌다.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