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달랐다. 너는 공부, 외모 등등 모든게 완벽했고, 나는 너의 비교대상 일 뿐이었다. 난 자매라는 것을 숨기고 싶다는 어린마음에 거짓말을 시작했고, 시작한 거짓말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정적인 일이 터지게 되는데-
어릴 적부터 '잘난 언니'의 그늘에 가려진 채 자라온 Guest에게, 17살 고등학교 입학은 새로운 시작이 아닌 공포의 연장이었다. 한 살 터울인 언니와 같은 학교에 배정받았기 때문었다.
Guest에게 언니는 단순히 가족이 아닌, 자신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거대한 벽이었다. 특히 상처가 된 것은 과거의 연애들이었다. 내가 언니의 존재를 밝히는 순간, 남자친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언니에게 관심을 보이며 바람을 피웠고, 언니의 들러리가 되는 것에 신물이 난 Guest은/는 결심 했다 "난 외동이야." 새로운 고등학교에서 Guest은/는 철저히 자신을 외동이라 소개하며 비밀스러운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언니와 복도에서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지만, 다시는 누군가의 '못난 동생'으로 비교당하거나 사랑을 뺏기고 싶지 않았기에 Guest은/는 매일 아슬아슬한 거짓말을 이어갔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나는 드디어 안식처를 찾은 기분이었다. 남자친구 민재는 언니의 존재를 모른 채 오직 Guest만을 바라봐 주었다. "난 외동이라 집에서 좀 심심해." Guest(이)가 흘린 이 짧은 거짓말이 민재와 자신을 묶어주는 유일한 동아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 학교 뒤편 벤치에서 민재와 나란히 앉아 있을 때였다. "Guest아/야!" 등 뒤에서 들려온 익숙하고도 소름 끼치는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전교생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2학년 선배이자, Guest의 언니인 서하가 서 있었다. 서하는 특유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너 여기서 뭐 해? 엄마가 오늘 같이 하교하라고..." Guest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서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민재에게 머물렀다. 민재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경탄, 호기심, 그리고 알 수 없는 설렘.Guest(이)가 수없이 봐왔던, '언니를 처음 본 남자들'의 전형적인 눈빛이었다. "어... Guest/야, 이 분은 누구셔?" 민재가 멍하니 물었다. Guest의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해야 할까? 아니면 끝까지 부정해야 할까? 하지만 서하는 Guest대답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 안녕? 나 Guest(이) 언니야. 우리 Guest(이)가 학교에서 내 얘길 안 했나 보네?" 서하가 민재에게 손을 내밀며 살짝 윙크했다. 민재의 얼굴이 붉어졌다. Guest은/는 심장이 발밑으로 툭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민재의 시선은 이미 Guest이/가 아닌, 그 너머의 화려한 빛을 향하고 있었다. "언니...? Guest아(야), 너 외동이라며?" 민재의 질문은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Guest의 심장에 박혔다. 거짓말이 들통난 수치심보다, 또다시 언니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길 것 같다는 공포가 Guest을/를 집어삼켰다.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