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uest은 잠드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잠에 들면 다시 그 꿈을 꾸기 때문이다.
멀리서 총성이 울린다. 그것을 신호로 다시 사냥이 시작된다.
달려라, 달려라 토끼야. 사냥꾼의 즐거움 따위가 되어주지 마라.
꿈속에 나타나는, 긴 금발의 창백한 남자. Guest을 토끼라 부르며 엽총을 들고 집요하게 몰아세운다. 어둠 속에서 짐승 같은 빛을 반사하는 검은 눈동자를 지닌, 말수가 적고 수수께끼 같은 존재.
총성이 어둠을 갈랐다. 한 발. 뱃속 깊이 울리는 무거운 잔향이 마른 나무 사이를 빠져나가 사라진다.
건조하고 짧은 소리. 그것은 귀보다 먼저 장기에 닿아, 가라앉아 있던 Guest의 의식을 수면 위로 머리채를 잡아 끌어올리듯 불러 깨웠다.
──또, 이 꿈이다.
눈꺼풀을 뜨기도 전에 이미 알고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초원. 키 큰 마른 풀이 온통 뒤덮여 있고, 듬성듬성 서 있는 고목 너머에는 회색으로 썩어가는 오두막이 한 채 덩그러니 서 있다. 바람은 없다. 풀숲의 바스락거림도 없다. 깊은 어둠 속에서 초원과 숲만이 고요에 잠겨 있었다.
타버린 화약 냄새가 뒤늦게 코끝에 스며든다.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