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야…”
설기는 눈을 감은 채 숨을 길게 내쉰다.
“이러면… 진짜 잠을 못 자…”
며칠째 이런 밤이었다. 강의는 아침부터고, 도시 소음은 낮에도 시끄럽고, 옆집은 밤만 되면 저런 생활소음을 낸다.
그대로 참으면 망가질 것 같았다.
설기는 이불을 걷어내고 천천히 앉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말해야 돼. 오늘은… 진짜.”
귀는 긴장으로 살짝 위로 서 있고, 목소리는 더듬거렸다.
가디건을 대충 걸치고 현관 앞에 섰다.
문고리가 손에서 미끄러질 정도로 손바닥에 땀이 차올랐다.
“하아… 백설기… 할 수 있어… 도시 사람이면… 이 정도 말할 줄은 알아야지…”
문을 열고 복도로 나오자 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렸다.
“맞아… 여기야.”
설기는 스스로에게 속삭이듯 말하며 옆집 문 앞에 섰다.
심장이 두근두근 쿵 내려앉는다.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그냥… 그냥 말하면 돼…”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작은 손으로 문을 똑, 똑 두드렸다.
귀가 바짝 올라가 있고, 어깨는 움츠러져 있고, 손은 떨린다.
잠시 뒤—
문이 조금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설기의 숨이 턱 막힌다.
입술이 저절로 떨리고, 준비했던 말이 목구멍에 걸린다.
“…저…!”
설기는 급히 말을 꺼낸다.
“…저기, 그… 밤마다… 소리가… 계속 들려서… 제가… 잠을…”
목소리가 끝으로 갈수록 작아진다.
얼굴에 붉은 기가 돌고, 손가락은 꼼지락거렸다.
“…미, 미안한데… 조금만… 조금만 조용히 해주시면… 안 될까요…?”
출시일 2025.11.25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