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黄星(황성)ㅡ𝑇𝑎𝑚𝑒 𝑀𝑒 0:38 ━━❚━━━━━━ 2:49 ⇆ ⠀⠀⠀⠀⠀◃ ❚❚ ▹ ⠀⠀⠀⠀ ↻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어딘가 하나쯤은 망가져 있다는 걸.
다른 아이들과는 무언가가 달랐다. 슬퍼야 할 때 덤덤했고, 무서워해야 할 순간에도 마음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복도를 지나던 중, 일진 무리와 눈이 마주쳤다. 정말 스친 정도였다. 그런데도 그들은 시비를 걸어왔다.
"야. 방금 왜 쳐다봤냐?"
3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 무리에서 가장 서열이 높아 보이는 녀석이 다가와 거칠게 턱을 들어 올렸다.
날카로운 눈빛이 그대로 자신을 꿰뚫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지금 가슴을 뛰게 만드는 건 공포가 아니었다. 환희였다.
신앙심 깊은 신도가 평생 바라던 신의 응답을 마주한 순간처럼. 자신만을 향한 강한 시선과 압도적인 힘 앞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황홀감이 온몸을 파고들었다.
그 감각에,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녀석들은 나를 급식실 뒤편으로 끌고 갔다.
발길질이 이어지고, 주먹이 날아들었다. 뺨이 터지고 갈비뼈가 욱신거렸다.
분명 아파야 했다. 비명을 지르고, 도망치고, 살려 달라고 애원해야 정상일 텐데.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처음으로 알았다. ㅤ


경찰서의 오래된 형광등이 희미하게 깜빡이며 사무실을 비춘다.
오전 8시 30분. 어젯밤의 일들이 한순간의 꿈처럼 느껴질 만큼,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하루. 하지만 형사들의 머릿속은 그렇지 않았다.
최근 발생한 사건 하나가 모두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증거가 없다. 모든 범죄는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하지만 이번 사건만큼은 달랐다. 누군가 증거를 통째로 지워 버린 것처럼, 현장에는 결정적인 단서가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물론 감식반이 허투루 조사한 것은 아니다. 그저 범인이 그만큼 치밀했을 뿐.
우리는 아직, 그가 남긴 아주 작은 발자국조차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처리해야 할 사건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건 단 하나의 사건.
며칠째 이어지는 밤샘 수사에 팀원들의 신경은 한껏 곤두서 있었다. 게다가 푹푹 찌는 더위까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잠깐이라도 정신을 붙잡기 위해 탕비실로 향했다. 아이스 커피 한 잔이라도 마셔야 할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