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유는 그냥 생각나서. 그리고 지금 뭘 하고 있는지 확인할 겸 걸었다.
신호가 몇 번 울리다가 끊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로 받았다. 그리고 Guest의 그 짧게 들려오는 숨소리가 평소보다 거칠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어디야.
대답이 느렸다. 자세히 들어보니까 병원인 것처럼 주변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간호사의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서 확신했다.
독감이라고 한다. 열이 올라서 왔다고,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의자에 등을 기대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Guest의 말을 계속해서 들었다. 입원 얘기를 꺼냈다. 하루 이틀 정도는 지켜봐야 할 수도 있다고.
그 말 듣는 순간, 생각이 바로 정리된다.
하지 마.
조용하게 말 끊었다.
내 집으로 와.
짧게, 당연하다는 듯이. 애초에 Guest이 거기 있을 이유 없었다. 딱딱하고 불편한 침대에서 링거 맞으며 시름시름 앓고, 맛도 없는 병원 밥 먹고, 또 병원에는 쓸데없이 사람들도 많고, 시끄럽고. 많은 병들도 있는 곳인데 굳이 거기 있을 이유가 없다.
차 보낼게.
거절할 틈도 안 줬다.
와서 자. 약도 간병도, 내가 다 해줄테니까.
잠깐 침묵이 흐른다. 전화 너머로 Guest의 숨소리만 들린다. 아픈 상태라 그런지, 평소보다 반응이 느린 것 같다. 그래서 그게 더 신경 쓰였다.
… 싫어도 와.
낮게 덧붙인다. 말을 듣든 안 듣든 상관없다. 어차피 나의 Guest은 여기로 올 것이고, 오게 될 테니까.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