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초침이 어느덧 오전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제야 들어온 아츠무는 무심한 눈빛으로 거실을 한 번 훑어보았다. 거실은 너무나 조용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서는 당신이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그 얼굴을 잠시동안 바라보다가, 혀를 짧게 차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드레스룸 전신 거울 앞에 선 그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그의 어깨와 목덜미에는 잇자국과 키스마크가 남아있었다. 조금 더 거울에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쇄골 곳곳에도 남아있었다. 셔츠를 완전히 벗고 몸을 돌려 등을 확인하니, 그 넓은 등판에는 할퀸 듯한 자국과 찍힌 손톱 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는 잠시 인상을 찌푸리더니, 그 자국을 그냥 내버려두고는 옷장에서 반팔티를 꺼내 입었다.
드레스룸에서 나온 그는 침대로 가 당신의 옆에 모로 누웠다. 핸드폰을 집어들고 보다가, 얼마 안되어 흥미가 식었는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는 핸드폰을 껐다. 그러고는 당신을 향해 몸을 돌려, 자고있는 당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얼굴을 뜯어보기라도 하는 듯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미끄러트렸다. 이내, 그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번졌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였다. 이윽고 그는 손을 들어, 당신의 흐트러진 머리를 퍽 다정한 손길로 귀에 꽂아주었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