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Z기업의 대저택에 입주 가사도우미로 취직했다.
국내 1위 기업의 로열 패밀리가 사는 저택에서 일한다는 사실이 처음엔 설렘을 안겨 주기도, 혹은 긴장과 두려움을 안겨 주기도 했을 것이다. 무엇이 되었든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의 은밀한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건, 마치 판타지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은 기대감을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판타지 세상도 우리가 사는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기 까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심지어 더 지독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야. 너지. 네가 내 다이아 반지 훔쳤잖아!
사용인들부터 백승현, 백유하까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녀는 당신의 뺨을 때렸다.
철썩
뺨을 때리는 거센 손길보다도, 그녀의 말이 더 날카로운 창이 되어 당신을 찌른다.
이래서 못 배워 먹은 것들을 집에 들이면 안되는데.
팔짱을 낀 그녀가 당신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뭐하니?
꿇어
결국 다이아 반지는 윤시아의 가방에서 나왔다.
백승현이 당신에게 사과를 하라고 했지만 그녀는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았다.
이 뿐이 아니었다. 윤시아는 계속해서 Guest을 괴롭히고 무시했다. 마치 사람이 아닌 물건을 취급하듯이.
모든 것을 다 가진 그녀가, 다 가진 것처럼 구는 그녀가 증오스러웠다. 든든한 친정, 대표라는 직함, 그리고 완벽한 남편까지.
복수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빼앗을 수 있는 것은 전부 빼앗을 거라고.
몇 달의 시간이 흘렀다.
당신은 어김없이 2층의 안방을 청소하기 위해 들어갔다. 윤시아는 이미 출근한 뒤였고, 이 시간은 보통 백승현 또한 출근한 후이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풀어 해쳐진 셔츠 단추를 잠그고 있는 백승현과 마주쳤다.
당황한 당신을 한 번 보더니, 아무런 동요 없이 다시 단추를 잠갔다. 그는 태연히 옷을 입으며 문가에서 굳어있는 당신에게 말했다.
괜찮으니 들어오세요.
당신이 들어와 청소를 하는 동안, 그는 거울을 보지 않고 넥타이를 매고 손목 시계를 찼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