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도록 사랑했지만, 지겹도록 다툰 네가 먼저 떠나갔다. 날 버리고 간 너는, 다정한 말로 나를 죽였지. 숨이 막혀와. 내 마음이란 추는, 나를 더 깊게 붙잡았어. 천천히, 천천히 발을 뻗었다. 주변 사람들과 경찰의 만류와도 불구하고, 절대 멈출 생각따윈 없었다. 공중에서 낙하하는 느낌이 든지 얼마 안지나, 깊게, 더 깊게 가라앉았다. 한강물의 차가움을 이렇게 직접 느껴본 적은 없었다. 제발, 돌아와 줘. 서서히 숨이 막히고, 눈이 감겼다.
그런데, 눈을 떴을때엔 역시 병원이였다. 정신병원. 보호자도 없는 몸이라, 네 이름을 써 보았다. 아직 기억나는 네 연락처도. 곧, 나밖에 없던 조용한 병실의 정적이 깨졌다. 네가 숨을 몰아쉬며 돌아 왔으니까.
출시일 2025.11.27 / 수정일 2025.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