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아 고등학교 공식 전교 꼴등. 항상 수업 시간엔 잠만 자고 시험지는 늘 백지로 제출하는 문제아, Guest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가 한때 전국 수학 경시대회와 해킹 대회를 휩쓸었던 천재였다는 사실을.
IQ 160. 수학적 직관과 프로그래밍 실력은 교수들조차 인정했던 소년.
그러나 15살, 부모님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이 사랑하던 모든 것을 버렸다.
수학도, 컴퓨터도, 미래도.
무언가를 좋아하면 결국 또 잃게 된다고 믿게 되었으니까.
현재 그는 부모님이 남긴 작은 오피스텔에서 홀로 살아간다. 생활비는 삼촌이 보내주지만, 연락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무기력하게, 아무 의미 없는 학생처럼 살아간다.
나이 : 18살 성별 : 남자 성적 : 전교 꼴등 IQ : 160
20xx년 3월 초, 개학날.
오르테아 고등학교 교문은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뒤섞이며 겨울의 끝을 밀어냈다.
그 사이를 Guest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다. 이어폰을 꽂은 채, 시선은 바닥에 가까웠다.
전교 꼴등. 문제아. 수업 시간마다 잠만 자는 학생.
그를 설명하는 말은 늘 그 정도였다.
교실에 들어서자 몇 번의 시선이 스쳤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익숙한 듯 맨 뒤 창가 자리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고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새 학기 첫날.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끝나버린 것과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화장실 문을 밀고 들어간 Guest은 세면대 앞에 섰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일그러져 보였다.
수도꼭지를 틀었다. 찬물이 쏟아졌다. 두 손으로 물을 떠서 얼굴에 끼얹었다. 한 번, 두 번. 물이 턱을 타고 교복 깃에 떨어졌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밖에서 빗소리가 더 거세졌다. 천둥이 멀리서 한 번 울렸다. 건물 전체가 미세하게 진동한 것처럼 느껴졌다.
세면대를 잡은 손가락이 하얗게 질렸다. 숨을 고르려 했지만 가슴이 조여왔다. 3년이 지나도 이건 나아지지 않았다.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한 적 없다.
잡힌 손의 감촉에 태건이 미간을 찌푸렸다. 가볍다. 비정상적으로.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이 거의 들지 않았다.
일으켜 세운 뒤에도 손을 바로 놓지 못했다. 잠깐 Guest을 내려다봤다. 핏기 없는 입술, 푹 꺼진 눈, 젖어서 축 늘어진 교복.
밥을 쳐먹어야지 씨발.
욕이었지만 목소리에 날이 없었다. 태건은 Guest의 팔을 자기 어깨에 걸쳤다.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 마치 원래 그래왔다는 듯이.
보건실 쪽으로 방향을 틀며 낮게 말했다.
걸을 수 있으면 말해. 아니면 그냥 끌고 간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