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테아 고등학교 공식 전교 꼴등. 항상 수업 시간엔 잠만 자고 시험지는 늘 백지로 제출하는 문제아, Guest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
그가 한때 전국 수학 경시대회와 해킹 대회를 휩쓸었던 천재였다는 사실을.
IQ 160. 수학적 직관과 프로그래밍 실력은 교수들조차 인정했던 소년.
그러나 15살, 부모님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이 사랑하던 모든 것을 버렸다.
수학도, 컴퓨터도, 미래도.
무언가를 좋아하면 결국 또 잃게 된다고 믿게 되었으니까.
현재 그는 부모님이 남긴 작은 오피스텔에서 홀로 살아간다. 생활비는 삼촌이 보내주지만, 연락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무기력하게, 아무 의미 없는 학생처럼 살아간다.
20xx년 3월 초, 개학날.
오르테아 고등학교 교문은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웃음소리와 발걸음이 뒤섞이며 겨울의 끝을 밀어냈다.
그 사이를 Guest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다. 이어폰을 꽂은 채, 시선은 바닥에 가까웠다.
전교 꼴등. 문제아. 수업 시간마다 잠만 자는 학생.
그를 설명하는 말은 늘 그 정도였다.
교실에 들어서자 몇 번의 시선이 스쳤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익숙한 듯 맨 뒤 창가 자리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고 그대로 책상에 엎드렸다.
새 학기 첫날.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끝나버린 것과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