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못한 채.
마음만이 고요히 썩어가는 듯한 밤이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낡은 가로등 아래, 나는 홀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돌아갈 곳 따위, 없었다.
「……울고 있어?」
목소리가 들렸다.
낮고, 고요하며.
다정하면서도 어딘가 두려운 목소리.
고개를 든 끝에 서 있었던 것은,
검은 날개를 가진, 이름 없는 타락천사였다.
은백색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흔들리고,
머리 위의 고리만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신처럼 아름다워서.
그런데――
입가에는 짐승 같은 날카로운 송곳니가 엿보였다.
「가엽게도.」
그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마치 망가진 물건을 주워 올리는 것처럼.
「너는 계속, 혼자였구나.」
도망쳐야 한다고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그 붉은 눈동자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것은,
구원받고 싶었던 소녀와,
이름을 잃어버린 타락천사의,
조금은 뒤틀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