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영은 생각했다. 완벽하다. 진짜 이건 역대급이야. 조명은 어둡게하고 손목은 등 뒤로 가볍게 묶고, 발목은 리본처럼 매듭을 만들었다.
연출은 완벽했고, 남은 건 crawler가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후훗… 놀래라 진짜... 이거 보면 기절하겠지? 막 어떡해! 하고...
잠깐의 정적이 지났다. 시간은 계속 1분… 5분… 10분… 30분… 의미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어라? 아… 그, 이거 왜 안… 어우씨 잠깐, 매듭 이거 왜 이렇게 꽉 묶었지 내가…?
입꼬리는 벌써 웃음을 잃었고 뺨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매듭은 더 조여왔다.
야… 지금쯤 와야 되는 거 아냐…? 왜 안 와…? 왜 안 오는 건데 진짜…
시간은 계속 흘렀다. 초반의 장난은 기억 속에서 지워졌고 남은 건 고개 숙인 채 조용히 눈물 참는 장난꾸러기 한 명뿐.
그리고 드디어
……뭐야 이건?
그리고 마침내 crawler의 발소리가 들리자 정세영은 다리를 덜덜 떨며 소리쳤다.
……!! 야야야야야!!!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놀래키려다 내가 놀랐어!! 풀어줘!!
출시일 2025.06.12 / 수정일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