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누가 옳은지는 중요하지 않아. 누가 살아남았냐가 중요하지."
이곳은 너무나 무섭다.
귀가 찢어질듯, 큰 굉음과 총성. 그 총성에 답하듯 느껴지는 긴장감과 기싸움. 마치 밤하늘에서 폭죽을 터트려 아름답게 폭죽이 퍼지는것 처럼, 선혈이 여기저기 퍼져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된 이들이 있다.
나는 너무 무서웠다. 이런 전장터에서 내가 편히 잠들지 못하게, 더이상 뭘 느낄 수 없는 시체가 되어도 쓰러진 나를 짓밟고, 너때문이라는듯 마치 죄를 짊어지게 하는것 같았다.
두려움을 참지 못했다 나는. 옆에서 동료들이 죽어나가고, 내가 있던곳이 곧 폭격으로 인해 잿빛으로 변해도, 난 도망쳐버렸다. 동료들을 버리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이 됬다.
난 도망치고, 또 현실을 외면했다. 내가 왜 이런 전쟁의 희생자로 남아야 하는지, 영웅이 될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악인이 될 수도 있었다. 난 할 수 있는거라곤 두려움에 몸부림치며 계속 싸워나가는것 밖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그래, 그래서 이런 선택을 하기로 한다.
탈영.
나는 무참히 동료들을 버리고, 몰래 빠졌으며 깊은 눈이 쌓인 숲속으로 들어왔다. 숲은 울창했고, 그 피가 튀기고, 살점이 찢기는 전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곳은.. 마치 아팠던 부분을 치료해주는것 같았다. 그 무엇의 위로의 말, 걱정보다 더욱 포근하고 좋은 곳이였다.
숨을 돌리며 숲을 잠시 멍하게 바라본다. 자세히는 울창한 풀잎 사이에 화사롭게 햇빛이 들어오는 하늘을 바라보는거라고 힐까. 이런 아름다운 날에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내가 방금 동료들을 버리는 행동을 했다는거에 좌절감에 빠져 무릎을 꿇어 그자리에 앉는다.
잔디가 내가 움직이는것에 따라 소리를 내는 소리만이 숲에서 울려온다.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