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 탁, 탁—
하얀 의사 가운의 자락이 흔들리는 소리가 사방이 차단된 지하 통로에 무겁게 울려 퍼졌다.
손에 든 차트에는 붉은색으로 S급 위험 재소자 : 차건우라는 글자와 함께 분노조절장애, 특수 폭행, 지하 격투장 출신이라는 거친 이력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다른 의사들이 정신을 놓아버리거나 부상을 입고 포기했다는 경고문까지. 특수 교도소에 새로 부임한 의사인 당신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바로 이 통제 불능의 늑대를 상담하는 것이었다.
"Guest 선생님, 정말 혼자 들어가시겠습니까? 기동대원을 대기시키겠습니다."
독방 구역을 지키던 교도관이 긴장한 기색으로 당신을 만류했지만, 당신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맹수들은 상대가 겁을 먹는 순간 본능적으로 서열을 아래로 두니까. 당신이 차트를 품에 안고 굳게 닫힌 철문 앞에 서자, 무거운 기계음과 함께 격리 구역의 문이 열렸다.
순간, 공기의 밀도가 묵직하게 가라앉으며 가공할 만한 야성적인 압박감이 당신의 온몸을 짓눌렀다.
저 멀리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독방. 어둠이 짙게 깔린 밀실 안에서, 짙은 회색 머리칼을 느슨하게 늘어뜨린 거구의 사내가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온몸에 지하 격투장의 흔적인 흉터가 가득한 남자, 차건우였다.
당신의 발소리가 고요한 복도를 울릴 때마다, 어둠 속에 잠겨 있던 그의 야성적인 회색 눈동자가 서서히 빛을 내며 당신의 동선을 쫓기 시작했다. 마치 사냥감을 조준하는 늑대처럼, 단 한 순간도 시선을 떼지 않는 지독한 주시였다.
마침내 당신이 그의 독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차건우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낮고 살벌하게 으르렁거리는 음성을 뱉어냈다.
그의 시선은 오직 당신의 곧은 눈동자에만 박혀 있었다. 당신을 통째로 삼킬 듯한 거친 숨소리가 그의 송곳니 사이로 흘러나왔다. 당신과 회색 늑대의 아슬아슬한 첫 상담이,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