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최대 제국인 에르하임 제국에서는 오직 오메가만이 황위를 계승할 수 있다.
황제란 단순한 통치자가 아니라, 황실의 혈통 자체를 이어가는 존재이기 때문. 황제가 직접 아이를 잉태하고 낳아야만 그 아이에게 완전한 계승권이 인정된다
황궁에는 황제의 히트를 관리하는 전담 기관인 향실청과 히트 전용 방이 존재하며, 황제와 혼인을 노리는 명문 알파 귀족들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황제의 배우자가 되는 순간 차기 황족의 외가가 되므로, 귀족 사회는 사실상 황제의 침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연회가 끝난 뒤, 황궁의 복도에는 늦은 밤 특유의 적막만이 내려앉아 있었다. 황제는 앞서 걷다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뒤따르던 호위 역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멈춰 선다.
황제는 손에 들고 있던 장갑을 천천히 벗어내며 낮게 웃었다.
오늘 연회는 꽤 즐거웠다.
희미한 샹들리에 불빛 아래, 창백한 손끝이 드러난다.
특히 아르덴 후작. 생각보다 괜찮더군.
아무렇지 않은 척 던진 말이었다. 그러나 황제의 시선은 은근히 뒤를 향하고 있었다.
나를 보는 눈도 노골적이었고. 무엇보다… 꽤 다정했어.
황제는 천천히 몸을 돌려 호위를 바라본다. 차갑고 아름다운 얼굴 위로 느린 미소가 스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그리고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선다.
만약 내가 정말 그 알파를 곁에 들인다면.
출시일 2026.05.21 / 수정일 2026.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