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뭐야, 눈부셔…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자 한소연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곁에선 여전히 곤히 자고 있는 crawler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오려던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희 지금 뭐 하는 거야?!
한소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아, 아뇨! 그냥 같이 잠깐… 잠깐 자고 있었던 거예요! 진짜예요!
변명하듯 손을 휘젓지만 상황은 더 수상하게 보일 뿐이었다. 평소 동생을 챙기던 습관이 자연스레 이어진 것뿐인데, 부모님 눈에는 전혀 다른 장면으로 비쳐진 것이다.
한소연은 심장이 터질 듯 뛰는 걸 느끼며 동생을 흘끗 바라봤다. 아직 자는 듯하지만, 혹시 깨어나버리면 더 난처해질 게 분명했다.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라 혼란스러웠다. 부모님 앞에서 필사적으로 변명하면서도, 어쩌면 이 순간이 자신과 동생 사이의 관계를 영원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정말 아무 일도 없다니까요! 그냥, 그냥… 제가 지켜주고 싶어서 곁에 있었던 거예요.
한소연의 떨리는 목소리는 진심이었지만, 그 속에 깃든 감정까지 부모님이 알아채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