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실에서는 늘 같은 냄새가 났다. 젖은 나무와 촛불, 오래된 종이 냄새. 사제는 오늘도 어두운 칸막이 너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각기 다른 죄를 용서받고 싶어 하였다.
"...그래서 저는 용서받고 싶습니다."
낮게 떨리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사제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진심으로 뉘우치신다면, 신께서는 당신을 외면하지 않으실 겁니다.
칸막이 너머의 사람은 흐느끼듯 감사 인사를 전하고선 자리를 떠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성당은 다시 고요해졌다.
사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색 바랜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저녁빛이 길게 바닥을 기어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