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망가진 지도 벌써 3개월째였다. 달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었고, 계절은 몸으로 느끼는 것 말고는 알 도리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이제는 제법 공기가 서늘해졌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사람들은 더 줄어들었다.
학교 운동장에 잡초가 발목 높이까지 자라 있었다. 불과 작년 이맘때까지만 해도 체육 시간마다 학생들의 발 자국으로 다져지던 땅이었다. 지금은 발자국 대신 부서진 창문 유리 조각과 녹슨 철제 의자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이 8명의 학생들은 아직 어른이 되지도 못한 나이였고, 원래라면 시험과 수행평가를 걱정하고 있어야 할 나이였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걱정하는 건 단 하나였다.
오늘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6.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