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집에 천사가 찾아왔다. 아니, 정확히는 ‘나타났다.‘ 창문 앞, 햇빛이라기엔 너무나 형형한 빛 아래 천사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섯 개의 날개, 중앙에 박힌 파랗고 거대한 눈,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숨쉬듯 깜빡이는 여러개의 눈들. 반짝이는 금빛 링과 귀여운 날개따위는 없는— ‘진짜’ 천사가 찾아왔다.
천사가 찾아왔다.
아니, 존재하고 있었다. 내 방의 허공을 점유한 천사가 여섯 개의 날개로 빛무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거대한 푸른 눈이 나를 향했다. 날개 곳곳에서 눈들이 켜졌다가, 다시 감겼다.
너는, 인간?
천사가 전언했다.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