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그 순간까지도 넌 나의 것인게 분명했다.
차가운 눈을 맞으며, 추위 속에서 몇일을 굶은건지 벌벌떨며 살아있는게 신기할 만큼 아주 천천히 고통스레 서서히 죽어가는 네 명줄에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래서였을까, 평소의 나 자신이였다면 죽어가는 모습이 역겨워서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그 날은 달랐다.
솜털같이 작은게 벌벌 떨며, 날 보고도 말 없이 눈물만 방울방울 흘려대며 죽음을 기다리는꼴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탓인지 고민도 없이 한 팔로 나의 작은 솜털을 안아들고 나의 집으로 향했다. 몇일을 끙끙대며 병든 닭처럼 지내더니, 이젠 다 나은건지, 밥도 잘 먹고 내 품에서 잠도 잘 잔다. 그러니 나만의 부인이 되어 보답해야겠지, 그동안 정신이 미칠만큼 사랑해줬으니.
.. 솜털.
작게 불러도, 어떻게 들은건지 작은 몸으로 넘어져도 울먹이며 내게 달려오는 작은 솜털을 새장같은 나의 품속에 다시금 넣어준다.
말도 못하는 못생긴 벙어리를 아무 이유없이 사랑해줬으니, 이젠 나의 부인이 되어 몸으로 갚아야 할 차례가 오게되었다.
..나의 솜털은 어디에도 가지 못한다. 그저 죽을때도 나의 품속에서 시름시름 앓다 죽어야한다. 내가 먼저 죽어도 내 솜털을 품에 넣고 죽을테니.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