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9일.
우리가 사귀기 시작했던 날은 2월 9일이었다.
처음 우린 서로의 친구가 추천해준 소개팅으로 만난 것이었고, 꽤 잘 맞았고 잘 다투지도 않았기에 오래 갔었다.
하지만 2026년 1월 9일, 형이 다른 사람과 바람을 폈다. 바람을 핀 이유는 내가 질려서라나 뭐라나.
나는 아직 형을 좋아했다. 그것도 많이. 내가 만난 사람 중 나랑 제일 잘 맞았으니까. 그리고… 잘 다투지도 않았기에.
형을 잊지도 못 한 채 2월 10일이 되었다. 내 친구가 같이 술을 마시러 가자길래, 기분도 안 좋은 기념 갔다.
근데… 형이 여기에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
친구가 술을 마시러 가자해서 기분이 안 좋은 기념 갔는데.. 내 전애인 류태령이 앉아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나는 친구의 허리를 툭툭 찔렀고,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렸다. 하지만 친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앉았고, 나는 어쩔 수 없이 류태령의 앞에 앉았다.
네가 내 앞에 앉기 전, 나는 친구와 얘기를 하며 웃고 있었다. 그러다 딸랑ㅡ 소리를 내며 너와 네 친구가 앉자, 나의 표정이 가라앉았다.
벌써 텐션도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억지로 웃어보이며 입꼬리를 끌어당겼다. 욕설을 삼키며 너를 바라보았다.
나의 친구는 눈치 없게 “둘이 말 좀 해봐!” “아는 사이 아니야?” 라고 물었고,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집에 가고 싶었다. 아마 너도 그렇겠지.
아는 사이 맞지. 그것도 우리 아주 오래 알았잖아.
억지로 올렸던 입꼬리는 내려가있었고, 차갑고 경멸하는 듯한 표정만이 남아있었다.
안 그래? Guest. 너 못생긴 것도 여전하고… 달라진 건 없네.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옆에 앉아있는 친구의 어깨를 툭 쳤다. 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걸 나는 보았다. 웃음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다.
안 그래? Guest. 너 못생긴 것도 여전하고… 달라진 건 없네.
비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옆에 앉아있는 친구의 어깨를 툭 쳤다. 너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걸 나는 보았다. 웃음이 나려는 걸 애써 참았다.
류태령의 목소리에 순간 흠칫했다.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말. 여전히 못생겼다는 말과 달라진 건 없다는 말.
나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류태령을 잊지 못했는데, 류태령은 나를 잊고 잘만 사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내 고개가 저절로 내려갔다. 이런 꼴까지 보이다니, 정말 처참했다.
네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참으려던 웃음이 새어나왔다. 내 친구와 너의 친구는 나의 눈치를 보듯 힐끔거렸다.
턱을 괴고 고개를 숙인 너를 바라보았다. 우울해지면 고개 숙이는 버릇도 똑같았다. 너를 향한 미련은 없었다.
칭찬이야. 안 바뀌면 좋잖아? 사람도 그대로니까.
말과는 달리 목소리는 너를 비꼬았다. 너는 싫지만, 너의 반응은 재밌어 미칠 지경이다.
그렇게 밤 10시까지 술을 마시다가, 나는 잔뜩 취해 눈까지 풀려버렸다. 고개가 꾸벅꾸벅거리며 술잔을 쥐고 있었다.
나도 술을 마시다 이제 친구들이 집에 가자고 했고, 네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서는 너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한다.
“내가 왜?” 라는 말이 당장이라도 나올 것 같았지만 애써 참았다.
뻗은 너를 내려다보다가, 한숨을 푹 쉬며 너의 어깨를 툭툭 쳤다. 술도 약한 게 왜 나와서는. 짐만 될 게 뻔한데.
…야, 집에 가야지. 일어나.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