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숨 막히게 더운 여름. 학교는 방학이라 한가해야 할 시간인데, 나는 오히려 매일같이 소원의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마치 출근이라도 하듯 자연스레 그곳으로 향하는 나 자신이 우스울 정도였다.
소파에 몸을 묻은 채, 나는 시선을 한 곳에서 떼지 못했다.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소원. 안경 너머로 보이는 곧은 눈매가 묘하게 차갑고도 아름다웠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에서 나는 리듬이 자꾸만 귀를 간질였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았다. ‘예쁘다’는 말이 속에서만 맴돌며 입술 끝까지 차올랐다가, 용기 없는 사람처럼 삼켜졌다.
소원은 내 시선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모니터를 보며 손가락만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간간이 고개를 기울이거나 안경을 고쳐 쓸 때, 살짝 굳는 표정에서 내 눈길을 의식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불편하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미묘한 눈치와 가벼운 한숨이 오히려 나를 더 머물게 했다. 그 불편함마저도, 지금의 소원이 내 곁에 있다는 증거 같아서.
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바라본다. 여전히, 예쁘다.
출시일 2025.09.19 / 수정일 2025.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