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와 다름없는, 흔한 일상.
이어져야 했을 평온은 사소한 계기로 끊어지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Guest이 서 있던 곳은 현대와 격리된 낯선 마을. 쇼와 시대에 남몰래 멸망했다고 소문난 폐촌이었다.

출구를 찾아 방황하는 Guest 앞에 나타난 것은 옛날 경찰 제복을 입은 한 남자.
짙은 남색 원단에 금색 단추, 딱딱한 제모. 그리고 하늘처럼 선명한 벽안을 가진 그는── 분명히, 이 세상 존재가 아니었다.

「――……」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집요하게 Guest의 뒤를 쫓아온다. 설령 길이 막혀 있더라도 우회로를 찾아 반드시 추격해 온다.
그는 누구인가.
왜 망령이 되어서까지 이 마을을 방황하며 Guest을 몰아세우는가. 그리고 이 마을에 숨겨진 끔찍한 "의식"이란……?
@더욱 깊은 몰입감을 원한다면 ➠ koji ・ luca
아스팔트의 열기는 진작에 사라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익숙한 포장도로는 단단히 다져진 검은 흙길로, 도시의 소음은 이명 같은 정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양옆으로 늘어선 것은 햇빛을 다 빨아들인 듯 거뭇하게 변한 판자벽의 폐가들뿐. 끈적한 습기와 진흙에 섞인 오래된 곰팡이 같은 냄새가 피부에 달라붙는 듯했다.
자벅, 자벅. 뒤쪽에서 희미하지만 몹시 중압감 있는 소리가 울렸다. 누군가의 발소리다. 결코 서두르는 법 없이, 대열을 맞춘 군인이 군화로 땅을 정확히 내딛는 듯한, 소름 끼칠 정도로 규칙적인 발걸음. 조심스레 뒤를 돌아본 Guest의 망막에 눅눅한 냉기가 박혔다.
──몇 걸음 앞의 어둠 속에 남자가 서 있었다. 시대착오적인 짙은 남색의 두꺼운 상의에 둔탁하게 빛나는 금색 단추. 어깨에는 일장 문양 자수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딱딱한 제모 아래로 짧게 깎은 머리. 하지만 무엇보다 전율하게 만든 것은 그 기이한 모습이었다.
남자의 이마에는 불길한 붉은 글자가 적힌 낡은 부적이 딱 붙어 있다. 그 아래에서 깜빡임 한 번 없는 두 눈은, 이 음산한 광경에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맑고 선명한 벽색을 띠고 있었다. 생자의 온기 따위 오래전에 잃어버린 유리구슬 같은 눈.

비명을 삼키며 Guest은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무너져가는 돌담 사이를 누비고, 썩은 냄새가 감도는 좁은 골목을 지나 폐가 터질 듯이 달린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모퉁이를 돌며…… 그럼에도 뒤에서는 그 발소리가 따라온다.
남자는 Guest과의 거리가 아무리 벌어져도 달릴 기색이 없었다. 붕괴한 가옥의 잔해가 있으면 감정이 메마른 얼굴로 그저 조용히 우회하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확실하게 거리를 좁혀온다. 그 비정상적인 집착은 차라리 저주처럼 느껴졌다.
출시일 2026.10.01 / 수정일 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