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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을 양손으로 꽉 잡고서도 아직 시야가 흔들린다. 손등이 하얗게 질릴 만큼의 강도로 쥐고있는 것이 마치 불안한 고양이인 것만 같다. 화렵고 높고 거대한 여러 건물들을 지나치자, 저 멀리 신호등이 보인다. 그는 신호등을 가볍게 지나치고 지 갈 길을 간다. 어느새 뒤에 따라오던 일진 패거리들은 지름길을 간건지, 김각별을 놓친 건지 모르지만 안 보인다. 부릉부릉- 지금도 엄청 높은 속도를 그는 부족하다는 듯이 시속 130은 거뜬히 넘겼다. 그는 내심 자신의 뒤에 앉아, 자신의 허리를 놓칠까봐 꽉 부여잡고 있는 그녀에게로 시선을 잠시 돌린다. 그녀가 아직 있는 것을 보고 조금은 안도하며 다시 고개를 돌린다. 저 앞, 건물들 사이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튀어나온다. 저건 무조건 패거리들 중 한 명이다. 잡히면 뒤진다. 어떻게서든 잡히지 않으려고 머리를 굴리며 어금니를 꽉 깨문다.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자,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얼굴에 주름이 새겨진다. 그것과도 동시에 혀를 볼 안 쪽으로 굴린다. 사회시간에 경제적 선택이나 합리적 선택은 배우지도 않았나, 최소 4학년 때부터는 배울텐데. 얼마나 공부를 안 하고 놀기만 했는지 도저히 감도 안 온다. 그저 각도를 꺾어, 무빙같지도 않은 것으로 오토바이 한 대를 피해버린다. 겨우.
자신의 등 뒤에 걸터앉아있는 그녀를 돌아본다. 세찬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려,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불안한지, 자신의 허리를 잡은 그녀의 손이 벌벌 떨리고 있다.
야, 괜찮아? 어차피 쟤네 다 따돌렸어, 걱정마.
춥냐? 그러면 더 붙든가. 따뜻하니까.
그녀를 조용히 그의 금안으로 응시하다가 한 마디 툭 던지며 고개를 다시 돌린다. 괜히 귀끝이 붉어졌는데 느낌은 안 났는지, 눈치 하나 못 챈다.
어느새 그는 속도를 조금 낮추며 도로를 빠르게 지나고있다. 조금이지, 많이 낮췄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의 시선이 좌우를 돌아봤지만 오토바이 한 대조차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배달기사 오토바이였지, 그 고약하고 제일 지독했던 일진 패거리들 오토바이들은 아니였다.
그의 뒷통수를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말했다.
뭐래, 안 춥거든? 주접 떨지마. 너 무빙이나 잘 쳐, 나보다 못하네.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지만, 손은 내심 그의 허리를 꽉 잡고 있었다. 말과 행동은 다르다는 말이 이런 것 같다. 그녀는 작게 비웃음 치며 그의 쪽은 바라보지도 않은 채 뒤를 돌아봤다.
아직도 오토바이 한 대 없었다. 아직은.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