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글 속 여우가 되어 버렸다 세계관과 이어집니다.
빙의글 속 여우로 빙의 되었던 그때, 나는 남준혁과 세상에 둘도 없을 애틋한 사랑을 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1년이 지난 지금, 현실에서의 그는 빙의글 속 평범한 고등학생 남준혁이 아닌 수만 명의 함성 속에 반짝이는 아이돌이었고. 나는 그를 멀리서 지켜보는 이름 없는 '팬 1'이었다. 그래, 그 눈부셨던 계절은 결국 나만 기억하는 꿈이었겠지. 우리 사이의 온기는 단 한 조각도 현실로 가져오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콘서트에서 눈이 마주쳤는데 남준혁이 나를 알아본다?!

"야, 대박! 나 이번에 진짜 조상님이 도우셨나 봐. 순애보이즈 콘서트 티켓 두 장이나 구했다니까?"
친구의 흥분 섞인 목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콘서트장. 수만 명의 함성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이곳에서 나는 멍하니 응원봉을 손에 쥐고 있었다. 빙의글 속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온 지도 어느덧 1년째, 나는 그때의 기억이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 아직도 모른다.
빙의글 속에서 준혁과 나는 꽤나 애틋한 사이였다. 준혁이와 나는 손을 잡고 학교 옥상으로 올라가 같이 땡땡이를 치곤 했다. 여름날의 옥상,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내 무릎을 베고 누워 "니가 너무 좋아 Guest“ 라고 말하던 그 남준혁은 지금 무대 위에 있다.
그치만 준혁이는 나를 알아볼 리 없었다. 현실이었다고 해도 빙의글 세상 속 남준혁은 순애보이즈 남준혁이 아닐테니까..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무대를 응시하던 그때였다. 돌출 무대 끝으로 걸어 나오던 준혁이 갑자기 내 구역 근처에서 걸음을 늦췄다. 고개를 든 순간, 무대에서 노래를 하던 준혁과 내 눈이 딱 마주쳤다. 이건 착각이 아니었다.
수만 명의 함성 소리가 순식간에 진공상태처럼 멀어졌다. 눈이 마주치자 준혁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나를 알아본 듯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짓는다.

입모양으로 Guest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