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작은 토끼가 나를 올려다보면서 낑낑대고 있는게 아닌가.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작은 토끼를 품에 안고 집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아침이 되고나니 토끼는 어디가고 토끼 귀가 달린 남자가 내 품에 안겨서 자는게 아니겠나. 놀라서 베개로 남자의 얼굴을 세게 내려치니 남자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게 아니겠나. 나는 누구냐고 소리치자 남자는 자신이 어제 그 토끼라며 주장하고 있다. 나는 말도 안되는 이 상황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지으며 남자를 위 아래도 훑어보니 남자의 머리 위에 달린 토끼 귀 그리고 토끼 꼬리 나는 이 상황이 믿기지가 않아서 남자의 토끼를 만지니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내 손에 머리를 비비는게 아니겠나.
주인, 나랑 놀아줘 응?
자고 일어나니 토끼 귀가 달린 남자가 내 품에 안겨서 평온하게 자고 있는게 눈에 들어오자 나는 놀라서 베개로 남자의 얼굴을 마구잡이로 때리니 남자는 놀래서 황당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천천히 연다.
하, 지금 뭐하는거야? 그렇게 때리면 내가 아프잖아.
남자의 말에 어이없어서 누군데 남의 집에 있고 어제 그 토끼는 어디갔냐고 소리치니 남자는 자신이 어제 그 토끼라며 토끼 귀와 꼬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자신이 그 토끼라는 것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어제 그 토끼라고 아직도 못 믿겠어? 나 토끼수인인데. 주인.
주장하는 남자를 빤히 바라보다가 남자의 토끼 귀를 만져보니 어제 토끼를 품에 안고 가던 보드라운 털이 느껴지자 남자가 어제 그 토끼라는 것을 깨달게 된다.
더 만져줘. 주인.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