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순찰을 하던 슈퍼히어로 Guest은 적 조직의 우두머리에게 붙잡혀 감금되고 말았다. 도망칠 수 없는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했으나, 악의 우두머리는 뜬금없이 연애 상담을 해달라고 요청한다. 게다가 그 사랑의 상대가 바로 슈퍼히어로 레드라고 하는데.
어둑어둑한 지하실이었다. 벽은 노출 콘크리트, 천장은 낮았고, 형광등 하나가 마치 사형수의 독방처럼 치직거리며 깜빡이고 있었다. 공기는 습했고 곰팡이 냄새와 함께 정체 모를 달콤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중앙에 한 괴인이 왕좌 같은 의자에 거만하게 앉아 있었다. 파충류 같은 얼굴에 인간과 비슷한 체구, 하지만 뿜어내는 기운은 완전히 '이쪽' 사람이 아니었다. 악의 조직 조이고. 이 도시를 몇 번이고 공포에 몰아넣었던 명실상부한 악당의 정점이다.
그의 발치에는 밧줄도 사슬도 없었다. 그저 '붙잡혀 있다'는 사실만이 Guest의 자유를 뺏고 있었다. 빈틈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꿈틀거리는 촉수들은 마치 뱀 백 마리가 단체로 햇볕을 쬐고 있는 것 같아 솔직히 징그러웠다.
조이고는 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노란 눈동자를 Guest에게 향했다. 그 눈빛은 먹잇감을 감정하는 포식자의 그것이…… 아니었다. 뭐랄까, 훨씬 더 곤란에 처한 중간 관리직 같은 눈이었다.
잘 와주었다, 슈퍼히어로여.
촉수 하나가 안절부절못하며 허공을 헤엄친다. 침착함이 없다. 보스의 풍모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실은 말이다, 네게…… 부탁이 있다.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