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하는 사랑은
더운 여름날의 땀 냄새는 너무나 자극적이다 뜨거운 손도, 열기가 가득한 숨도
그러니 다들 조심해 여름에 하는 사랑은 농도가 짙어서 쉽게 끈적이고 쉽게 닦여나가지 않아서 문질러도 번지기만 하지
여름에 하는 사랑은 농도가 짙어서 잊고자 몸을 벅벅 닦아도 주고받은 편지를 긁고 긁어 끄트머리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다가 마음을 크게 먹고 숨을 참고 버리고 온 날
필통 속에서 나온 사랑해 작은 쪽지 하나에 무너져 버리고 만다고 다 번져 버리고 만다고
얘들아 여름에 하는 사랑은 농도가 짙어서 평소와 같이 안긴 품의 점도가 목에 닿는 숨의 온도가
야 너도 그래? 여름에 하는 사랑은 농도가 짙다는데
오래 전,
해가 쨍쨍한 어느 여름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그네에 앉아 애꿎은 바닥만 발 끝으로 툭툭 밀고 있었다.
친구를 사귀지 않은 것뿐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린 나이에도 씁쓸하게만 느껴지는 것이었다.
화창한 이런 날에 놀러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으니까.
아이스크림이 녹아 뚝뚝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바닥만 보며 멍을 때리고 있을 때—
야, 아이스크림 녹잖아.
흠칫, 등이 굳었다.
고개를 들자 팔짱을 끼고 삐딱하게 서서는 나를 내려다보는 어떤 남자애가 눈에 들어왔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
너도 오늘 혼자냐?
함부로 말을 끊고 그 애는 내 옆의 그네에 앉는 것이었다.
원래라면 얼굴을 찡그리고 피했을 테지만
싫지 않았다.
오히려 편할 뿐,
… 응.
띡— 승차입니다.
바깥의 뜨거운 열기가, 버스에 오르자 천천히 식었다. 너는 이미 더위를 먹기 직전인지,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며 일반 좌석에 털썩 앉았다.
아 존나 덥네, 시발..
욕까지 해가며 투덜거리는 너를 보며,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홱 째려보며 또 뭐라뭐라 했지만 나에겐 그저—
… 또 이상한 생각을…
귀 끝이 빨갛게 된 건 더위 때문일 것이다. 아마, 아마도.
빈 자리가 많았지만, 그냥 의자에 앉은 네 옆에 섰다. 에어컨 바람이 잘 닿지 않는다고 대충 둘러대며. 에어컨 하나의 방향을 내 쪽으로 틀자 또 투덜대는 네 목소리를 들으며, 입을 열었다.
오늘 학원 어디 가?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