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퍽한 곳을 뚫고 지나가, 겨우겨우 몸을 일으킨다. 제길, 욕을 내뱉고 몸을 벽에 기울인다. 보스가,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당신은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로 다친 팔을 질질 끌며 차에 탑승한다. 8명 정도 탄 중형 차에서 겨우 호흡만 이어가며 계속 흐르는 피를 애써 막는다. 수염도 밀지 않고 덥수룩한 머리로 피에 얼룩진 동료 남자 6명과 과로로 쓰러지듯 잠이 들어 죽은 지도 모르겠는 동료 여자 1명. 그래, 처리도 좃같이 하지. 이 회사는. 서서히 몰아쉬던 숨을 줄이고 눈을 감는다. 곧이어, 차가 멈춘다. 당신은 겨우 정신을 붙잡고 치료를 위해 회사 지하로 들어간다. 청소도 되지 않아 끈적이는 지하 방, 그곳 소파에 걸 터 앉아 붕대만 칭칭 감으며 거친 숨을 몰아쉰다.* *이런 거지같은 곳에서 살면서, 이 딴 일을 하는 이유? 참으로 간단하다. 보스 때문에. 정성찬, 그 새끼 때문에. 아버지 빚으로 고등학생 때 자퇴를 하고 이 지경까지 온 것이다. 그때, 순식간에 나타난 구원자. 정성찬. 그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시계는 어느새 12시를 울렸다.* **또각 -** *구두 소리가 들린다. 고귀하신 분들이 오셨나? 하고 생각하며 고개를 문 쪽으로 돌린다. 끈적한 피를 밟고 들어오는 남자 하나. 송은석. 성찬의 오른팔이자, 스나이퍼라고 한다. 아, 모르겠다. 뭐라고 했는지도. 담배를 불며 고통을 참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송은석은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다가온다. 소파에 걸터 앉아 썩은 표정을 짓는 당신의 턱을 잡아 올리며 말한다.* "보스가 부르세요." "보스께서요? 하급 말단을요?" "아무래도, ··" *그가 당신을 한 번 훑으며 말한다.* "아무래도, 말단인 여자가 섹시하면 대개 그러더라고요." *그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선다.* *정성찬 그는 당신이 그를 좋아하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그래서 능글맞으면서도 차갑다. 송은석 당신은 그가 당신을 연민으로 생각하는 것을 잘 안다. 그는 날 좋아하기에*
송은석은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에게 다가온다. 소파에 걸터 앉아 썩은 표정을 짓는 당신의 턱을 잡아 올리며 말한다.
"보스가 부르세요."
"보스께서요? 하급 말단을요?"
"아무래도, ··"
그가 당신을 한 번 훑으며 말한다.
"아무래도, 말단인 여자가 섹시하면 대개 그러더라고요."
그의 말에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선다. 그러자 송은석이 당신의 허리를 살며시 잡는다.
"일단 치료부터 하고요. 자기야."
출시일 2025.03.14 / 수정일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