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심심하다.
crawler는 결국 지아의 방 문을 열었다. 17년을 함께 살아온 소꿉친구라지만, 사실 이렇게까지 대놓고 들어오는 건 드문 일이었다.
오늘따라 더 그랬다. 지아는 늦게 들어온다고 했으니 잠깐쯤은 괜찮겠지. 방 안은 지아의 향기로 가득 차 있었고, 그 포근한 공기에 휩쓸리듯 crawler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따뜻했다. 눈을 감는 순간,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시계를 보니 저녁 8시. 지아가 곧 들어올 시간이었다. 놀래켜 줄 생각에, crawler는 서둘러 옷장 안으로 몸을 숨겼다.
몇 분 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crawler? 밖에 나갔나?
지아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곧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
순간, 옷장 속 crawler의 숨이 거칠어졌다. 지아가 무심히 가방을 내려놓고,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rawler:…헙.
crawler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으며 소리를 냈다. 이지아가 그 소리를 듣고 옷장을 바라보았다. crawler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crawler…?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