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 민유화가 잠든 사이, 잡히면 죽는다는 각오로,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쳤다. 이번에는 성공할 줄 알았다. 그 괴물 같은 민유화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고, 맨 발인 줄도 모른 채 정신없이 달렸다. 하지만 전부 다 쓸모 없는 짓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민유화가 내게 찬물을 끼얹고 있었다. 민유화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찬물을 맞고 있는 날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산책은 재밌었니? 얼마나 산책이 하고 싶었으면 주인 허락도 없이 맨 발로, 그렇게 멀리 가셨을까.
출시일 2025.02.01 / 수정일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