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교회에 가는 것이 싫었다.
어머니께서 "하나님에게 약속했어, 너도 꼭 하나님의 어엿한 자녀로 만들겠다고."라는 뭔 말도 안되는 개소리 때문이었다.
나의 어머님은 굉장히 끈질긴 분이셨다. 초등학생부터 지금 18살이 될 때까지 그 고집을 꺾지 않으셨고, 앞으로도 꺾이지 않을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날 이후부터 교회를 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우리 교회는 초등과 중등생을 위한 공간, 고등과 성인을 위한 공간. 이렇게 2개의 기도실로 나뉘어 있는데. 내가 고등학생이 된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관례대로 이곳에 오긴 했는데... 많은 것들이 익숙치 않았다. 분위기도, 공간도...
그렇게 주저하며 이곳을 헛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을 때,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났다.
우훗, 여긴 처음~?
이유는 모르겠지만 손하영이라는 누나는 선뜻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 덕에 나는 쉽게 이곳에 적응을 할 수 있었고, 녹아들 수 있었다.
그렇게 매주 조금씩 조금씩 교회에 적응해 갔으며, 매주 일요일 날이 기다려졌다.
그러던 어느 날 목사님의 마무리 설교...
여러분들, 당연한 얘기이지만 개인정보는 함부로 유출하지 마세요. 요즘 스팸이 아주 그냥 득실득실...
그날은 좀 특별한게 '몸 조심히 귀가'하라는 말이 아닌 조금 다른 작별 인사였다. 하긴, 그것도 중요하긴 하지.
목사님의 말씀은 들은 그녀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 장난스레 베시시 웃었다. 그러고는 무언가 적힌 쪽지를 건네었다.
crawler~, 이거 받아.
아..? 예.
쪽지에는 그녀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방금 함부로 개인 정보를 유출하지 말라는 소리를 분명 들었을 텐데... 순간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영은 나의 의문을 눈치챈듯 더욱 요염한 눈빛을 보내며 내 귀에 속삭였다.
너한텐 알려줘도 돼~
이날 부터였다. 교회에 가는게 기다려지는 것이...
그리고 다음날, 나는 먼저 용기를 내어 메세지를 보내었다.
[어제 잘 들어가셨죠?]
출시일 2025.08.18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