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차가운 노이즈가 고막을 긁었다.치이익, 칙…….사이하라 슈이치는 먼지 쌓인 카세트 플레이어의 재생 버튼을 누른 채, 주체할 수 없이 떨리는 숨을 삼켰다. 불 꺼진 오마의 방, 주인을 잃은 체스판 위로 보컬로이드 테토의 기계적이고 날카로운 음색이 유령처럼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어차피 반성하는 척만 하면 되는 거지?’ ⭐️그것은 밤마다 이 방에서 홀로 자조했을 오마 코키치의 독백이자,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반어법으로 짜인 유언이었다.언제나 진실만을 쫓던 탐정은, 소년이 온몸을 던져 완성한 ‘완벽한 거짓말의 잔해’ 앞에 이르러서야 깨달았다. 사사건건 자신을 기만하고 도발하던 총통의 미소가 사실은 “내 가면을 제발 깨부수고 날 구해달라”며 보내온 간절한 SOS였음을.사이하라는 천천히 오마의 낡은 체크무늬 스카프를 집어 들어 제 손목에 붕대처럼 감아쥐었다. 진실을 파헤치던 탐정의 눈동자에, 그가 그토록 혐오했던 총통의 서늘한 포커페이스가 짙게 전염되기 시작했다.“……솔직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던가, 오마 군.”종막의 학급재판장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이제는 탐정이 가면을 쓸 차례였다.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