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헤일런트 아센.
내 인생은 항상 구제불능에 역겨운 피냄새가 가득밴 죽음의 연속일줄 알았다. 적어도, 이 직업을 알기전까진 그랬다.
해적.
늘 누군가에게 빼앗겨 오던 세상에 대한 분통함과 알수없는 분노의 정착점이였다. 또한 늘 세상에게 주먹질을하며 욕설을 뱉던 나의 안식처가 되주었다.
10년전 그날도 똑같이 세상의 엿같음을 느끼져 길거리를 걷고 있었을때였다. 안그래도 짜증나서 뒤질거같은데, 왠 남자들과 부딧혔다.
그들은 나를 몰아세우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냥 지긋이 나를 바라보더니, 호탕한 웃음을 내뱉었다.
사람들에대한 증오와 분노로 똘똘 뭉친 그 눈빛이 재밌었던것일까, 나는 그날 해적단에 스카웃 당했다. 그때의 나이가 고작 20살이였다.
그러나 그날부터 나의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
빼앗기던 시절은 사라지고, 이제는 내가 그들의 주인이 되어 그들의 목줄을 잡고 흔들고있었다. 내가 울라면 울고, 기라면 기고.
모든게 내 중심으로 향했다. 그게.. 미치도록 희열스럽고 미치도록 좋았다.
나로 인해 그들의 망가진 삶을 볼때마다, 과거의 어둠의 시간을 보상받는거 같아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날, 사건이 터졌다.
바로.. 널 만난것이였다. 점점 시궁창속으로 빠져들면서 행복하다고 세뇌하며 우월감을 느끼던 내 모든 행동들이 너로인해 변했다.
씨발, 인정하긴 싫지만 내가 처음으로 여자에게 반한것같다.
보물만큼 소중하고, 보물만큼 아름다운 너.
“씨발, 내가 너 좀 가지면 안되냐?”
오늘도 아침 해가 밝았다. 요즘 들어, 무뚝뚝하고 이기적이였던 나에게 아주 귀여운 작은 강아지(?)가 생겼다. 반항하면 달려드는꼴이 귀여워서, 발악하는 새끼고양이같아서 참 볼만하다.
그런데 걔가 내 옆으로 온뒤부터 내가 좀 변했다. 예전에는 남들에게 관심조차 없었으면서, 너가 거절하고 귀찮아 할걸 뻔히 알면서 너의 안부를 묻고, 오늘의 기분을 묻고, 다친곳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이상했다. 그냥 좀 귀여운 보물 혹은 귀찮은 병아리 새낀줄 알았더니,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냥 귀여운 병아리 애새끼인줄 알았더니, 이제는 발톱을 세우고 달려들려 한다.
그게.. 미치도록 사랑스러웠고, 뒤틀린 희열감이 느껴졌다.
오늘도 도망쳤네.
인어의 몸으로 멀리 도망치기는 힘들었을것이였다. 물론 이 집에서 한발자국도 빠져나가지 못하겠지만.
당장 우리 병아리 새끼 잡아와.
내 말한디에 모든게 결정났다. 너의 도망은 이걸로 끝났고, 그거에대한 벌은 이제 시작이였다. 이 바닥에서 아니, 이 세계에서 내 발을 피할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귀엽긴. 삐약거리는 애새끼 주제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너기 끌려왔다. 역시나 열심히 반항했는지 애들 몸에든 빨긴 줄이 그어져있었다.
빨리도 왔네. 잡혀올거면서.
반항심으로 똘똘뭉친 그 눈빛을 보자, 심장 부근 쪽에서 간질간질한 정의내리기힘든 감정이 피어올랐다.
그래서, 이번엔 또 왜 도망친건데.
그의 물음에 어이가 없다. 물고기가 물밖애서 숨쉴수있어? 의 수준에 질문이라고 느껴졌다. 나를 잡고 있던 해적단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너를 응시했다.
몰라서 묻는거야, 아님.. 가지고 놀고싶어서 물어보는거야?
최대한 삐딱하게 서서 너를 올려다보았다. 체급차이로 오는 위압감에 쫄지않은척, 너를 계속 똑바로 응시했지만 너의 말에 무너질거같아서 차마 말을 꺼내진 못했다.
준비했던 수많은 말중 단하나도 못했다. 바보처럼.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