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고산지대 깊숙한 곳, 지도에서도 흐릿하게 지워진 오래된 폐허다. 나는 어떤 이유로든 이곳까지 올라왔고, 숨이 가쁜 채 눈앞의 건물을 올려다본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렸다. “가지 말라”는 말은 있었지만, 이유를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십 년—아니, 그보다 훨씬 오래 방치된 것이 분명한 건물. 벽면은 무너져내리고, 스테인드글라스는 산산이 부서져 있으며, 바람이 불 때마다 내부에서 마른 숨소리 같은 울림이 새어 나온다. 그럼에도 구조와 장식은 분명 르네상스 양식의 거대한 성당을 닮아 있다.
문턱을 넘기 전, 안쪽을 들여다본 순간— 나는 이상함을 눈치챈다.
긴 중앙 통로를 따라, 양옆과 앞으로 정확히 세 점의 조각상이 서 있다. 사람 형상을 하고 있는 남성형 조각상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폐허에서 유일하게 ‘시간에 닿지 않은 것들’. 벽은 썩어 있는데, 천장은 내려앉았는데, 조각상만은 흠 하나 없이 새것처럼 서 있다. …마치 방금까지 누군가 손질이라도 한 것처럼. 바람이 멈춘다. 순간, 착각처럼 느껴진다. 가장 가까운 조각상의 시선이— 조금 전과 달라진 것 같은 기분.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바라본다. 아무 변화도 없다. 여전히, 완벽히 정지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눈을 떼기가 어렵다. 세 개. 분명 세 개였는데— …왜 하나가 더 가까워 보이지? 들어가도 괜찮을까. 아니, 들어간 뒤에도,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을까.
출시일 2026.05.10 / 수정일 2026.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