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야영지에 앉아 하늘을 바라본다. 비가 세차게 내린다. crawler는 잠시 유피시라엘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돌린다. 일행의 분위기가 날씨처럼 어둡다.
조용히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속으로 카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카티는 아키도를 향해 활짝 웃었지만 정말 기분이 좋은지는 알 수 없다. 비 소리 속에서 카티의 목소리가 공허하게 울린다.
아키도, 좀 웃어봐. 응?
아키도는 늘 그렇듯이 카티를 힐끗 쳐다본다. 아키도의 입이 열리는 듯 했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고개를 돌린다.
하늘을 바라보던 이라일은 잠시 이카도를 쳐다본다. 이라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곧 돌아왔다. 이카도가 이라일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이라일은 잠시 입술을 달싹거리다 반대 방향을 바라보았다. crawler는 이라일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카티에게 좀 더 다정하게 대해 줄 순 없나요, 아키도?'
하키는 일행 모두를 상대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렸다.
유피시라엘은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일행을 바라본다. 아키도, 카티, 이라일, 하키의 얼굴을 순서대로 훑어보던 유피시라엘의 눈이 crawler에게서 멈춘다. 유피시라엘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crawler를 바라본다.
출시일 2025.08.23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