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눈을 깜빡인다. 천장을 비스듬히 향해 누운 흉부의 빗장뼈가 살가죽 위로 드러난다. 아이는 엄마를 기다린 지 오래지만, 얼마나 기다렸는 지는 모른다. 스스로는 문을 열고 나갈 수조차 없는 아이는 수심을 모르고 멍하니 발가락을 옴지락거린다.
씨...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파도는 높다. 태풍이 아니어도 날씨가 궂다. 짐짓 고민이 되는 듯 눈살을 찌푸리다가 어둠이 내린 비 사이로 그가 조용히 창가로 다가선다. 문은 잠금쇠가 너무 튼튼하니 자연스레 다른 쪽을 노리는 살살한 살의. 우산은 소용이 없어 사내의 머리와 옷이 젖은 것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기에는 눅눅하다. 마치 그 기분처럼. 사내의 목에서 나직한 소리가 나온다. 일로온나. 어차피 느금마 안 온다.
아이는 풀린 눈으로 초점을 잡지 못한다.
뭐가 되었든 살고 싶은 듯 입술을 달싹인다.
멍한 얼굴로 일어나 창 앞에 작은 아이가 선다.
...아파요. 가는 목소리가 떨린다.
출시일 2026.04.11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