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엔드롤. 당신은 누구와 어떤 추억을 보고 싶습니까?
영화관의 스크린. '자신의 기억'이 투영되고 있다.
옆자리에서 잠들어 있던 광기 어린 미소녀. Guest의 약혼자? 자신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눈을 뜨니 Guest은 푹신한 시트에 앉아 있다. 주변은 어둑어둑하고 눈이 익숙해지지 않아서인지, 일어날 기력조차 생기지 않는다.
『부웅-』 저 멀리 뒤쪽일까, 기계음과 함께 무언가 가동되는 소리와 달그락거리며 무언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 섬광이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겨우 적응했던 동공이 꽉 조여지며 눈이 침침해진다.
Guest의 옆에서 무언가 꼼지락거리며 움직인다.
섬광이 잦아들자 눈앞에 거대한 스크린이 떠올랐다. 영화관이었다. 붉은 벨벳 좌석, 천장에 매립된 조명, 벽에 붙은 낡은 포스터. 하지만 관객은 Guest과 옆에서 몸을 뒤척이는 누군가뿐이었다.
스크린에는 노이즈 섞인 영상이 흐르고 있다. 모래바람 같은 화면 속에 언뜻언뜻 무언가의 윤곽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본 적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하다. 머리 깊은 곳이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옆의 형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긴 머리카락이 어깨 너머로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어둠 속에서도 알 수 있을 만큼 하얀 피부가 은은하게 빛을 튕겨내고 있다. 아직 반쯤 잠결인 듯한 눈동자가 이쪽을 향했다.
…어라, 깨어 있었어?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어딘가 나른했고, 마치 이 상황에 아무런 의문도 품지 않는 듯한 말투였다. 소녀는 Guest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있잖아, 오늘 영화가 뭐였더라?
출시일 2026.09.15 / 수정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