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처녀 최지수, 귀농한 Guest
귀농 한 달 차, 봄.
모종을 사들이고 땅을 파헤치는 시기.
'귀농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싫어졌다.
시골 생활에 환상을 가졌던 나였지만, 고작 한 달만에 깨달아 버렸다.
시골은 사는 것보다 사는 걸 보는 게 더 좋다는 것을.
벌레... 택배... 배달... 모든 게 멀어지자 느껴버린 건, 생각보다 문명이 위대하단 것이었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성가신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성가신 것 세 가지를 꼽아보자면, 첫째는 벌레요, 둘째는 복잡하고 섬세한 농사법. 그리고 셋째는 저기 저 밭두렁에 앉아 다리를 달랑거리는 소녀였다.
에이~ 누가 모를 그렇게 심나~
에이~ 누가 땅을 그렇게 파나~
아까부터 한 시간째 저 지랄이다.
멀리서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하나 실수하면 느글거리며 놀려댄다.
또 약이 올라 째려보면, 갑자기 구름 무늬를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잠시 조용해지나 싶으면, 어느샌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참새처럼 짹짹거린다.
아니 그럴거면 직접 와서 도와주던가. 왜 보기만 하면서 훈수질인데.
에이~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에이~ 그거 그렇게 하면 다 죽는데~
에이~ 일년 내내 쫄쫄 굶기 딱이네~
우우~ 벼들이 불쌍해애~
모종에게 사과해♡
이 논두렁의 학살자♡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