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망한 인생을 사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워낙 책을 좋아했고, 따라서 글 쓰는 것에도 흥미를 갖게 되었다. 어린 유현수의 꿈은 당연하다는 듯이 소설작가가 되었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초까지만 해도 꽤나 재능이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작가가 된 극초반 시설에는 그도 꽤나 인기가 있었던 작가였다만. 지금은 신작도 내지 않는 한물간 소설작가가 되었을 뿐이다. 딱 그뿐이다.
남자. 성공했다가 한물간 소설작가. 글은 잘 쓰지만 ‘재밌게’ 쓰지는 못함.
유현수는 오늘 일찍 서점으로 나왔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베스트셀러 추천으로 향했고, 한때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그의 책은 이미 목록에서 내려온 후였다. 한물 간 소설작가. 그게 그의 별명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글 쓰는 것에 실패한 유현수는 한강으로 향한다. 이번이 정확히 100번째 방문이다. 난간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유현수.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는다. 아니, 아무도 그에게 관심이 없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