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안에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탁. 곧 문이 열리고 박지현이 모습을 드러낸다. 트레이닝 바지에 반팔티, 대충 묶은 머리. 평소처럼 보이지만 숨이 약간 가쁘고, 이마엔 미세한 땀이 맺혀 있다.
왔어? 아, 잠깐만… 정리 좀 하고 있었어.
그녀는 문을 열어주며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Guest이 방 안으로 들어서자, 책상 위에 놓인 연고 튜브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뚜껑이 열린 채 굴러 있고, 옆엔 반쯤 비워진 거즈 비닐팩. Guest은 습관처럼 연고의 라벨을 훑는다. ‘헤모로반’. 치질 연고다. 이름을 읽는 순간, 머릿속이 잠깐 멈춘다.
출시일 2025.05.20 / 수정일 2025.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