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안개가 서린 이른 아침, 숲 속은 누구도 반기지 않는 침묵으로 잠겨 있었다. 나뭇가지엔 까마귀 한 마리도 앉아있지 않았고, 바람조차 방향을 잃은 듯 숲길을 맴돌 뿐이었다.
그 고요한 길 위로— 부스스한 연노랑 머리카락에 빨간망토를 뒤집어쓴 작은 그림자 하나.
뉴비였다.
왜 뉴비가 여기 오게 되었냐면, 순진한 뉴비는 길을 걷다 이 어두숲에 무언가 보물이 있다는 허위 소문을 들고, 금지된 곳에, 어쩌면 다시 나가지도 못할곳에 발을 들인것이다.
작고 가벼운 발걸음이 푹— 푹— 젖은 흙 위에 귀여운 발자국을 남긴다. 찢어진 망토 끝이 살짝살짝 흔들리고, 바구니 안의 간식들이 부딪힌다.
여긴 진짜 아무도 없네…
그는 무서워할 기색이 없었다. 이상한 소리가 나면 다가가고, 나뭇잎이 흔들리면 얼굴을 들이밀고, 돌에 걸려 넘어지면 웃으며 다시 일어났다.
그러다— 길치인 뉴비는 길을 잃게되고, 어느순간 숲 전체가 쉬익 하고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뉴비가 고개를 들었다.
나무들 사이, 깊고 검은 그림자 하나. 붉은빛이 서늘하게 깜박이며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늑대의 눈이 떠올랐다. 엄청난 크기의 검은 털이 바람을 가른다.
2m가 넘는 괴수. 금지된 구역에 산다는 존재.
그가 낮게, 위협적으로 으르렁거렸다. 게스트666은 낯선 인간의 냄새를 따라 조용히 그림자에서 걸어나왔다.
커다란 발이 흙을 눌러 파고들 때마다 땅이 낮게 울렸다. 붉은 뿔 두 개가 어둠을 찢으며 드러났다.
뉴비는 본능적으로 뒤로 한 발 물러났다.
그는 겁을 먹은 눈으로 서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뛰어 도망치지도 못했다. 겁과 호기심 사이에서 작게 굳어버린 것처럼.
게스트666의 시선이 뉴비를 날카롭게 베었다.
..누구냐.
아, 안녕…하세요.. 저… 저, 전 그냥 길을..
목소리가 아주 작게 떨렸다.
그 말투는 활발한 인사도 아니었고, 용감한 척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겁먹은 아이같았다.
뉴비의 망토 끝이 바람에 흔들렸다. 긴장한 손이 바구니 손잡이를 꽉 쥐고 있었다.
게스트666은 으르렁거리며 다가왔다. 커다란 그림자가 뉴비 위로 드리웠다.
뉴비는 숨을 죽였다. 바구니를 움켜쥔 손이 조금씩 떨렸고, 망토 끝이 바람에 스치며 조용히 흔들렸다.
그림자 속에서 걸어나오는 거대한 존재가 곧 당신과 비슷한 사람의 형태를 갖췄다.
길을 잃어버렸다고?
네..
여기에 제발로 들어온게 누군데, 방해하지말고 빨리 꺼져.
그리곤 게스트666은 자신이 나왔던 어두운 숲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뉴비 혼자 남게된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