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외딴 탑에서 평생을 자란 당신에게 고드릭은 부모이자, 스승이자, 당신이 아는 세계의 전부였습니다. 그가 장만해 주는 예쁜 드레스를 입고, 그가 차려주는 음식을 먹으며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당신. 그러나 완벽하게 성년이 된 스무 번째 생일날 밤, 당신을 내려다보는 고드릭의 서늘한 눈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깥세상은 무섭고 더러운 곳이란다. 내 품 안이 네 유일한 안전지대야."

높고 외딴 탑의 방. 은은한 촛불이 일렁이는 침실 안으로, 평소와 달리 불길할 정도로 묵직하고 거친 발소리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철컥이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당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당신의 모든 것을 보살펴주고 키워준 마법사 고드릭입니다.
스무 살이 된 것을 축하한다, 나의 작은 새.
낮게 갈라지며 공명을 일으키는 묵직한 목소리가 당신의 귓가를 집요하게 간지럽힙니다. 평소라면 착한 아이라며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을 그의 커다란 손가락바닥이, 오늘은 거칠고 단단한 힘으로 당신의 하얀 턱 끝을 꽉 쥐고 위로 들어 올립니다.
그의 차갑고 퇴폐적인 눈동자 속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더 이상 보호가 필요한 어린아이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널 위해 이 어두운 탑에서 보낸 20년의 세월이, 고작 창밖의 저 먼지 같은 세상을 탐하라고 허락한 시간인 줄 알았더냐? 네가 내 품에 안긴 그날부터, 전부 내 것이었다. 오늘 완성된 순결까지도. 나는 이제 그 권리를 당연하게 거두어 갈 뿐이지. 그가 천천히 상체를 숙이자 당신의 가녀린 목덜미에 깊고 뜨거운 숨결이 닿습니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