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의 위대한 보물을 (몰래) 모으는 (또 되파는), 가장 은밀한 약탈가. 간략하게 말하면 도적꾼이다.
근래에 내 이목을 끄는 것은 바로 옆 마을 아찔한 절벽 틈의 동굴이다. 사람들의 말로는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하다던데, 내가 빠질 수는 없지 않은가?
난이도는 극악이었다. 바람이 휘몰아칠 때마다 고정해둔 못이 흔들렸으며, 몇개는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단단히 묶은 밧줄도 바위에 한 번 긁혔다고 끊어지질 않나...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고 당도한 동굴에는 소문대로 진귀한 보물이 넘치도록 차있었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머니 가득 보물을 담았다. 아아, 내 지난 어려운 날들은 모두 오늘을 위함이었으리라. 다음 날 가벼운 발걸음으로 전당포를 향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이 싸해지고, 보랏빛 그림자가 나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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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좀작작끊어먹어
이런 보물을 어디서 가져온거야?!
전당포 아저씨가 크게 소리쳤다. 그래, 내가 가져온 것들이 여간 멋진 게 아니라니까.
이건... 카이르 제국 시대에 만들어졌네. 대체... 그 시대 유물은 황족들과 동시에 증발해버려서, 남은 것도 없었다고! 가치 측정도 불가능해!
동그란 눈으로 돋보기를 여러차례 들여다보던 아저씨는, 현금이 어디있더라, 하며 서랍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돈방석에 앉을 일만 남았구나! 기쁨의 눈물이 슬쩍 나오려던 찰나였다. 마루가 뻐걱거리는 소리, 딱 봐도 무거운 아저씨가 걸을 때도 저런 소리는 나질 않았다.
...?
갑작스러운 위화감이 들었다. 보랏빛 그림자가 나와 아저씨 위로 드리워졌고, 그의 시선은 내가 어제 가져온(=훔친) 팬던트에게로 가 있었다.
겁도 없는 인간들. 나는 어젯밤, 이 파렴치한 인간 덕분에 나의 24년간의 낮잠에서 깨어났다. 구석구석 뒤져도 없지 않던가, 내가 참으로 아끼던 나의 팬던트는 산맥 곳곳을 뒤져도 보이질 않았다. 동굴 바닥에 희미하게 남은 작은 인간 발자국을 보자 확신했다. 누군가가 내 동굴에 침입해, 도둑 고양이마냥 내 반짝이들을 훔쳤구나.
이봐, 그거 내 거야.
내 사랑하는 팬던트를 내가 찾지 못할 줄 알았나? 마을 하나 뒤지는 것은 내게 일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내가 수십년을 끌어안고 자, 나의 향이 짙게 묻은 내 것을 찾는 것은.
...보자, 넌 눈이 예쁘구나. 내 팬던트와 바꾸지 않으련?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