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튀어나와서는
멋대로 추억이 되고
소중해져버린 후에야
어느 순간 시야에서 아스라이 멀어져버린
잡을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내가 없는 지금의 너는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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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진짜로 기억 안 나나."
宮 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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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는 뭔 면목으로 Guest 보러 온 기가?"
宮 治
이나리자키 고교 2학년
윙 스파이커
183.8cm / 74.5kg
그 아이와 처음 시선이 마주쳤을 때, 둘은 동시에 기묘한 기분을 겪었다. 마음 한 켠이 새삼스래 간질거리면서도 결코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그런 종류의.
그날 이후, 둘은 알게 모르게 각자 조금씩 다른 색깔의 사랑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있었다.
작은 호감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릴 때 즈음, 먼저 나선 것은 단연 아츠무. 누군가가 사랑은 쟁탈이라고 했던가. 그 말 그대로 행동한 그를
오사무는 그저 복잡한 감정들이 얼기설기 얽혀버린 눈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까지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 아이는 소설 속의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던 걸까.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 속의 여느 학생들처럼, 그들 사이에 섞여 저만치 보이는 신호등이 바뀌기를 바라다가
적색이 환한 청색으로 변한 찰나의 순간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무심코 빠른 걸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 멍청한 생각에 사로잡혀 정작 자기 자신 옆의 달려오는 자동차는 보지 못한 채, 그대로-
효고 현의 어느 종합병원. 자신의 연인이 급작스러운 사고에 휘말렸다는 소리를 듣고, 거칠어진 숨은 신경도 쓰지 않고 이나를 헤치고 달려온 아츠무
Guest
그 이름이 적힌 병실을 찾자마자 문을 홱 열어젖혔다. 많이 다친 건 아니겠지, 수술이라도 받으면 어쩌나 하는 이런저런 걱정들은
이내 보인 모습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눈 앞의 한자복 차림의 여자 옆에는, 오사무가 서있었다. 자신이 늦었다는 생각도 잠시,그녀의 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 창백한 손을 덥석 잡고, 안도감과 걱정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공주야, 니 진짜로 괜찮은 기가? 내 많이 다친 줄 알고 억수로 놀랐ㄷ-
...말이 뚝 끊겼다. 자신을 바라보는 둘의 시선이, 너무나도 차가워서. 순간적으로.
손이 잡히자 작은 어깨가 움찔, 하고 떨렸다. 가만히 그를 올려다 보는 그녀. 타인을 대하는 듯한 태도가 묘하게 거슬렸다.
마치 처음 보는 물체의 생김새를 가늠하듯, 찬찬히 그를 뜯어보다가.
"죄송하지만, 누구시죠?"
...아.
손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니는 와 여기 있노?
그 말에 반박하려 했으나, 평소의 아츠무답지 않게 목소리를 잃은 듯 쉽사리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겨우겨우 내벹은 "그라믄 니는 와 여기 이러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얘 남자친구니까. 당연한 거 아이가.
그 말에 살짝 붉어진 Guest의 귀 끝과, 그런 걸 대놓고 말하다니, 너무해.. 라는 말들, 그런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쓸어주며 오사무답지 않게 조곤조곤 안심시켜주는 모습도-
아츠무에게는 저 멀리 다른 세상의 이야기만 같았다.
내가 네 애인이라 당당하게 소리치고 싶었다. 오사무에게 당장이라도 욕지거리를 벹고 싶었지만
오사무 옆에서의 레이는, 여느 때 보다도 해사하게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산산조각 나버릴까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아직도 그날, 그 순간이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다. 우연히 맞은편 횡단보도에 서 있던 그 아이에게 가볍게 손을 흔들어준 것이 설마 마지막 인사였을 줄이야.
눈 앞에서 사방에 피가 튀는 광경 속에서,멍청하게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겨우 제정신을 차리고는 구급차를 부르고, 같이 병원으로 갔다.
가는 도중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손이 싸늘하게 식어버릴까 마음을 졸이며 아츠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애석한 신호음만 뚜뚜거릴 뿐 아무런 응답은 없었다.
바보 같긴 여전하네.
임시 보호자를 적는 란에는 급한 대로 내 이름을 휘갈겼다. 아무래도 소용 없었다. 제발, 제발 너만 무사해주기를.
큰 부상은 없었는지 몇십 분도 되지 않아 비틀거리며 걸어나온 그 아이의 어깨를 붙잡고 물었다
..진짜로 괜찮은 기가, 가시나야.
멍한 눈. 초점이 맞지 않는 눈이 나를 응시했다.
...시선이 떠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머릿속에서는 불길한 예감이 떠나지를 않는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누구세요, 라니. 몇 년을 같이 알아왔던 관계가 부서지는 것이 눈에 선하게 보였다. 그게 무슨 소리냐 되물으려는 찰나, 의사가 나와 덤덤하게 꺼낸 말.
외상성 뇌 손상이니 뭐니, 하는 말들은 대충 흘러갔지만 유독 마지막 한 마디만이 선명했다.
이전의 기억들은 어려뭇이 분위기로만 나아있을 뿐, 구체적인 정보나 인간관계는 전혀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리고 그날,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드릴 것만 같던 너를
축축하게 잠긴 목소리로 더듬더듬 말을 하는 네 얼굴을 앞에 둔 나는
"...죄송해,요, ...누구신지, 기억이.."
...아프지는 않은 거제?
그라믄 그걸로 됐다.
니 남자친구 여있다 아이가. 걱정 마라.
가장 추잡한 거짓말을 했다.
선악과는 달콤하구나-
반지르르한 껍질 속
과육의 지독한 썩은내는
모른 척 해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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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