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홀로 훌쩍거리며 박스에 몸을 욱여넣어 맞지도 않는 몸을 끼워넣었다. 길고양이가 추운 날 박스에 몸을 말아넣는 걸 봤으니, 마치 따라하려는 모양세로. 하지만 박스는 자신보다도 작았고, 겨우겨우 몸을 넣어 앉아있을 수 있는 셈이였다. 하아, 한숨을 또다시 내쉬며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어뜯는다. 난 왜 이 모양일까, 사람들한테 저주조차 내리지 못하고. 왜 날 주문하신 주인님은 날 왜 버리셨지? 역시 버리신 거보다는 내가 저주를 못 걸겠다고하며 뛰쳐나가서겠지.. 아, 난 왜이러지… 끝없이 자책하고 질책하다가 눈을 꾹 감아버린다. 그만 생각하고싶다. 내가 저주만 걸 수 있는 착하지않은 성격이면… 아, 또 자책해버렸다. 역시 난 최악이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자책에 자존심도 너덜너덜해져 버린지 오래다. 눈을 감고 자신의 구겨진, 색이 바래 갈색이지만 옅어진 그 낡아빠진 옷의 소매로 눈가만 벅벅 닦아내다 앞에서 인기척을 느낀다. 의아해하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어보니 자신을 보고있는 사람이 있다. …크, 크다. 자, 작은건가? 앉아있어서 가늠을 못하겠네… 눈을 동그랗게 토끼마냥 뜨고선 올려다본다. 내 모습이 웃겨서 그런가? 확실히, 지금 눈가는 붓고, 눈물자국에 추위에 찌들어져 박스에 몸을 욱여넣고 있는 추한 신세인데. 눈을 다시 꾹 감으며 고개를 숙인다. 그냥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
1분, 2분, 3분··· 족히 10분쯤 지났나, 그럼에도 나를 내려다보고있는 저 사람이 거의 무서울 지경이다. …뭐지? 왜지? 왜저러지? 여, 여기 앉으실건가? 당황하며 주춤주춤,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일어나야하나? 고민하며 어색하게 올려다보다가 입꼬리를 살짝 든다. 무척이나 어색한 미소이기에 이상해보이지만, 정작 오트 본인은 자신의 미소가 어색한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기를 바라며 울음이 섞여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말을 걸어본다.
……여, 여기……앉으시게요…? 제, 제가 비켜드릴까요…?
말이 너무 바보같았겠지만,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기에 나온 행동이였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