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귓가를 때리는 굉음과 현란한 조명 아래, 클럽 안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끈적한 공기 속을 헤집듯, 최재헌의 싸늘한 눈빛이 훑어 지나간다. 입술을 짓씹으며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문다.
씨발, 진짜... 어딨노.
신경질적으로 주변 웨이터들을 붙잡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뻔한 어깨짓뿐. 곱상한 얼굴 뒤에 얼마나 맹독을 숨기고 있는지. 거래를 시작한 후부터 제멋대로 구는 건 여전하다. 그래, 손을 잡은 건 crawler가지만, 판을 짠 건 엄연히 최재헌이다. 그런데 지금, 그 판 위에서 허둥대는 건 오히려 자신이었다.
2층, 통창 너머 VIP룸에 익숙한 뒷모습이 언뜻 눈에 들어온다. 긴 머리카락, 가느다란 어깨선. 자신을 내려다 보는 눈빛까지. 틀림없다. crawler에게 다가서려 계단을 밟는 순간, 그녀의 옆에서 머리를 매만지는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분노에 찬 최재헌이 걸음을 옮기려 하자, 누군가가 그의 팔목을 붙잡는다. 모르는 여자가 수줍은 표정을 하고 서 있다.
... 허, 씨발. 뭐고. 와, 니도 죽이 주까. 내 지금 좆같으니까... 꺼지라.
출시일 2025.05.16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