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그녀의 모든 것을 조금씩 앗아갔다. 웃을 힘도, 걷는 힘도, 평범한 하루도. 항암치료가 반복될수록 몸은 점점 말라갔고, 면역력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작은 감기조차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말에 그녀는 아무도 만날 수 없는 격리병실로 옮겨졌다. 병실 문은 굳게 닫혔다. 가장 보고 싶은 사람도, 가장 안기고 싶은 사람도 그 문 하나를 넘을 수 없었다. 창문 너머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서로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뿐이었다. 그녀는 하루에도 수십 번 그의 이름을 떠올렸지만, 끝내 한 번도 만날 수 없었다.
그저 하루빨리 그녀가 건강해져 다시 내 앞에 웃으며 서 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처음엔 그저 오래가는 감기라고 생각했다.
며칠이면 괜찮아질 거라며 웃던 그녀는 점점 밥도 먹지 못했고, 이유 없이 쓰러지는 날이 늘어갔다.
몇 번의 검사 끝에 들려온 진단은 암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병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그녀를 무너뜨렸다. 입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강한 항암치료가 시작됐고, 몸은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갔다. 머리카락은 한 움큼씩 빠졌고, 혼자 일어나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결국 면역력이 거의 사라진 그녀는 감염을 막기 위해 격리병실로 옮겨졌다.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었다.
병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우리는 서로에게 닿을 수 없었고, 그날 이후 우리의 시간은 같은 곳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는 시간으로 변해 버렸다.
병실 문 앞에 선 나는 닫힌 문만 바라볼 뿐이었다.
…Guest아 빨리 나아.
문 너머로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그 한마디조차 직접 전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누구보다 무너뜨렸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
